체스에서 "블런더(Blunder)"는 큰 실수를 의미합니다.

아마츄어들의 평범한 실수는 "기술부족"이라고 말하지만 같은 수라도 마스터들이 했을때는 "블런더"라고 불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블런더는 심리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1. 시간문제
2. 자만하고 있을때
3. 체력적, 심리적인 피곤으로 집중력이 저하되었을때
 
 
사람들은 약한 플레이어들만이 블런더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그랜드마스터들도 종종 실수를 합니다. 
다만 그랜드마스터들은 50게임중에 1번 실수를 하는것이지만, 아마츄어들은 1게임내에 50번 실수를 할 뿐입니다.
 
그런데 블런더를 단순히 "큰 실수"라고 넘어가기에는 꽤나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세계 정상급 플레이어들은 평소에는 조그만 실수라도 찾기가 매우 어려운데, 가끔 이들도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블런더를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츄어들조차도 하지 않는 그러한 실수를 하고 난뒤에 "내가 왜 이런수를 뒀는지 모르겠다" 라고 인터뷰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GM들의 유명한 블런더들을 알아봅시다.
 
Mikhail Chigorin vs Wilhelm Stein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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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례
 
이 포지션은 쿠바에서의 1892년, 월드챔피언쉽의 23번째 게임입니다. 치고린은 스타이니츠가 게임초반에 나잇을 잃어준것으로 인해 약간의 기물우위가 있었습니다. 물론 스타이니츠의 활성화된 2룩은 매우 강하긴 하나, 치고린이 더 유리한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치고린은 여기서 32.Bb4??를 두었고, 스타이니츠는 즉시 32...Rxh2+를 하는것으로 게임은 끝이 났습니다. (32...Rxh2+ 33.Kg1 Rdg2#)

 

 

 

Tigran Petrosian vs David Bro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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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례

 

1956년, 암스테르담의 도전자결정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백을 잡은 페트로시안은 강력한 나잇과 활성화된 룩, 그리고 흑포지션을 끼이게 하였으므로 매우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백은 확실하게 이점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흑을 잡은 브론스타인은 지난 7수동안 어쩔수없었는지 오직 나잇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Nc6-d4-c6-d4), 지금에서야 ...Nd4-f5로 퀸을 위협할수있게 이동했던것입니다. 

 

백은 그저 36.Qc7를 하면 포지션적인 이점으로 인해 게임을 쉽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페트로시안은 36.Ng5??라는 블런더를 하였고 36...Nxd6이후에 그는 기권했습니다.

 

 

Miguel Najdorf vs Bobby Fis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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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례

 

이 게임에서 흑을 잡은 피셔는 게임초반부터 불리하게 진행했고, 지금은 f4폰이 잡힐 위험으로 인해 매우 불리했습니다. 여기서 피셔는 30...Nd6??라는 블런더를 했고 게임은 빨리 끝이 납니다. 이후에 나이도프는 31.Nxd6를 했고 피셔는 즉시 기권했습니다. 왜냐하면 31...Qxd6 32.Nxb7 Rxb7 33.Qc8+ 이후에 룩과 킹을 포크걸기 때문입니다.

 

 

Nigel Short vs Maia Chiburdanid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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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례

 

포지션은 동등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백을 잡은 쇼트는 주의깊지 못했고 31.b4??라는 블런더를 합니다. 

게임은 즉시 31.Qf1#으로 메이트되었습니다.

 

 

 

Garry Kasparov vs Kiril Geor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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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례

 

살아있는 체스계의 전설, 카스파로프 또한 엄청난 블런더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블런더가 게임의 결과를 완전히 바꿀수 있다는걸 보여줍니다. 백을 잡은 카스파로프는 퀸으로 메이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고, 2수면 가능했습니다. (78.Qb4 Ka7 79.Qb7메이트) 그러나 그는 갑자기 78.Qc5??라는 블런더를 했고, 게임은 스테일메이트로 비겼습니다. 

 

 

 

Deep Fritz vs Vladmir Kram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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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차례

 

2006년 11월, 세계챔피언이었던 크램닉과 독일의 체스프로그램 Deep Fritz와의 이벤트였던 "World Chess Challenge : Man vs Machine"의 6번째 경기입니다. 

 

여기서 크램닉은 34...Qe3??를 했고, 게임은 즉시 35.Qh7#으로 끝이 납니다. 이 크램닉의 블런더에 대해 체스베이스에서는 최초로 심각한 블런더라는 뜻으로 "???"라는 3개의 물음표 표시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수잔폴가는 이 블런더에 대해 "세기의 실수(Blunder of the century)"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체스베이스의 기사에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크램닉은 34...Qe3를 둔뒤, 조용히 그 자리에서 일어나 컵을 들고 화장실을 가기위해 일어나려고 했었다. 아직 오디오 해설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프릿츠의 대행플레이어 Mathias Feist는 크램닉의 이 수가 옳은 수라고 생각해 스크린을 보며 프릿츠의 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프릿츠는 즉시 화면에 1수 체크메이트를 보여줬고, 크램닉은 그 수를 보자마자 자신의 이마를 쥐며 좌절하였다."

 

 

 


 

 

 

블런더를 피하는 방법

 

여러 체스책을 볼때면 블런더에 대해 가끔 언급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블런더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몇가지를 조언해줍니다. 게임에만 집중해라. 충분한 휴식을 취한뒤 게임을 하라. 자만하지 말라. 이러한 조언들은 분명 도움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땐 근본적인 해결은 안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블런더라는것은 자신이 원해서 하는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블런더를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블런더 비율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간단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실수를 했을때, 그것을 실수(Mistake)라고 표현하지 말고, 자신의 잘못(Bad)때문이었다고 말하십시오. 실수를 실수라고만 인식하고 있을때는 계속해서 반복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실수를 자신의 잘못이고 기술부족으로 인정하게 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아마츄어들은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게임에서 블런더 비율을 줄일 수 있게 매우 노력하십시오. 단순히 블런더 비율을 줄이는것만으로도 당신은 예전보다 더 강해질것입니다. 블런더는 더이상 실수가 아니라 당신의 기술과 경험의 부족에서 일어나는 사고과정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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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토비치 2011.07.14. 19:38

음... 유명한 선수들인데... 정말~ 유명한 선수들인데... 이건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

탈레반 2011.07.15. 20:05

ㅋㅋ 잘 봤어요

맹글 2011.11.14. 22:23

재밌네요ㅋㅋ완벽할줄만 알았던 GM들도 역시 사람이네요ㅋㅋㅋ

Scilian 2012.07.23. 03:16

물음표세개 ㅋㅋㅋㅋㅋㅋ

재밌네요

콰즈 2012.07.26. 09:07
재밌는 실수들이네요 ㅋㅋ
고고스 2012.11.22. 02:26

세계 챔피언들이 조금은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네요...

Psychic 2012.11.24. 07:16

페트로시안이 볼 만했네요. 그녀는 좋은 퀸이었습니다...

이즈리리 2013.04.20. 11:31

좋네.....나이트가 너무 좋아 역시..

slash258258 2013.09.20. 19:00

고수들도 이런때가 잇군요..

stalemate 2014.06.26. 03:26
카스파로프의 블런더가 가장 놀랍군요
신의한수11호 2014.08.01. 23:20

저도 카스파로프의 블런더가 가장 놀랍습니다. ㄷㄷ



"그랜드마스터들은 50게임중에 1번 실수를 하는것이지만, 아마츄어들은 1게임내에 50번 실수를 할 뿐입니다."


명언이네요 ㅎㅎ

오니 2014.08.31. 20:19

정말 멋진 강의입니다.

마엡누님 2014.11.29. 23:46

잘 봤습니다 저런 사람들도 실수하는군요

anjellika 2014.12.14. 03:22

유명한 선수들도 저런 실수를 하는 군요. 블런더를 수도 없이 하는 제게 약간이나마 위안이 되네요.

miku 2015.02.10. 00:23
GM도 블런더하니까!...정말가끔..
이제 조금만 블런더..
감질난다 2016.02.01. 01:00
카스파로프 저 블런더가 나오기전에 상대가 기권을 안한게 가장 신기하네요
Champion 2016.02.09. 07:18

이 겜이 제가 알기로는 블리츠 였었고, 카스파로브는 시간이 얼마 없는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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