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의 출격

민수 | 조회 수 3110 | 2013.02.06. 23:14

The Boss Takes Matters Into His Own Hands

      translated by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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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이 공격에 나서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죠. 퀸이 보드 위에 있는 미들게임의 상황에서라면 특히나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런 미들게임의 경우에도 킹이 공격에 나설 수도 있는 일이고 이런 경우는 정말 심미적이고 충격적이게 되죠.


 체스를 시작할 때, 우리는 킹을 보호하는 법부터 배웁니다. 그리곤 킹을 비유동적인 객체로 인식하게 되죠. 최소한 퀸들과 다른 피스들이 제거되어 엔드게임이 달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것이 일반적인 경우입니다만, 킹의 긴 행진을 보여준 많은 예들 또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공격에 의해 강요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Tigran Petrosian 같은 경우 킹 행진으로 유명하죠. 그러나 Petrosian의 킹 행진 같은 것들은 위협 지역으로부터 킹을 탈출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여 진 예들입니다. 혹은, 특정 라인을 열기 위한 준비로서 행해진 것이죠. 이와 다르게, 이번 기사에서는 킹을 공격적 측면에서 활용하는 몇 가지 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상대의 킹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돕는 방식이거나 기물을 취하는 등의 방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종류의 동작은 심미적으로 보이는데요. 킹을 이러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창조적인 발상이기 때문입니다. 게임 안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발견해 내는 것은 해당 플레이어의 상상력과 대담성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죠. 당연하게도, 보드에 피스가 가득할 때에 당신의 킹을 공격을 위해 쓸 수 있는 찬스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게임에서 킹을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공격적인 킹의 행진이 해당 포지션에서 적절한 해결책이었던 예를 몇 가지 보여드리려 합니다.



사냥감이 사냥꾼으로



 첫 번째로 살펴볼 예는 1989년에 치러진 Ambroz-Rausis 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백은 피스 하나를 희생하고 흑의 킹을 장기적인 킹 사냥의 제물로 만들려 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이길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쳐버린 후에, 백은 연속체크로 무승부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를 피했거나 간과하고 말았죠. 그 결과로 다음의 포지션이 나왔습니다.




흑의 킹의 입장에서는 정말 달콤한 복수였겠죠? 보드 위에서 이리저리 쫓겨만 다니다가 갑자기 자신이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으니까요.



Nigel의 유명한 킹 행진



 다음의 유명한 예를 보여드리는 것이 아마도 이번 기사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 중의 몇몇은 아마도 이전에 본 적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마 못 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게임은 Short-Timman 의 게임이구요. Tilburg에서 1991년에 치러진 게임입니다. 백의 룩이 좀 더 활성화되어 있군요. 그리고 흑의 킹 주변 다크스퀘어가 약해보입니다. 하지만, 긴 대각에 자리 잡은 흑의 퀸과 비숍 콤비가 백의 나잇을 묶어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의 입장에서 상황을 더 진전시키기가 힘들어 보이는데요. 이 때 Nigel Short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수를 둡니다...



Karpov의 킹이 피스 하나를 훔치다



 앞서 살펴본 예들은 킹이 체크 메이트를 위한 공격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킹이 그저 몇 걸음 걸어가서 기물을 취하는 예들을 살펴보도록 하죠. 상대적으로 빠른 마이너 피스가 느려터진 킹의 접근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기도 한데요.. 이러한 일이 1983년 Soviet Championship에서 Yusupov의 나잇에게 일어났습니다.


 이 게임을 보고난 후에 제 게임 중에서 유사한 경우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카르포프의 게임을 찾아낸 후에 제 게임이 실질적으로 거의 동일한 시나리오로 진행됐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이런 대담무쌍한 킹의 모습은 드물지만 당신이 유념해야 할 아이디어입니다. 킹이 그저 당하기만 하는 호구가 아니라 집에서 뛰쳐나와 싸움꾼이 될 수 있다는 점 말이죠. 그의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 해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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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훈 2013.02.07. 04:09

말머리를 읽어보고, Nigel Short의 킹전진을 보여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보게 되네요. 다른 게임들도 정말 재밌네요. 대담성과 뛰어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Psychic 2013.02.08. 12:44

오랜만에 이론게시판에 글이 올라와서 보았는데 아주 흥미로운 글이었군요. 플레이어들의 생각을 뒤집는 내용입니다.

고구마 2013.02.12. 21:26

킹이 그저 당하기만 하는 호구가 아니라 집에서 뛰쳐나와 싸움꾼이 될 수 있다는 점 말이죠.


캬.. 수도 멋지지만 글도 멋지네요.

이즈리리 2013.04.20. 11:28

어떻게 읽어야 되는거지 ㅠ.ㅠ

쌍쌍바 2013.09.10. 00:00
허허.. 엔드게임에서만 공격 하는게 아니었군요.
좋은 글 입니다
gootmusic 2014.02.15. 23:0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신의한수11호 2014.08.02. 01:07

 이런 대담무쌍한 킹의 모습은 드물지만 당신이 유념해야 할 아이디어입니다.


네! 꼭 유념하겠습니다^^

Dean 2014.09.27. 03:06

재미있네요. 미들이면 다른 기물의 움직임에 오히려 힘을 쏟아야 할 것 같은데 킹이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볼라 2014.11.16. 22:47

재밌게 봤습니다.

DatUt 2015.01.13. 19:12
정말 멋진 플레이군요. 허나 저에겐 킹을 지키는 것 조차 버거운지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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